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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하반기
부동산 이슈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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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부터 주택가격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하반기 주택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뉴스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분양은 크게 늘고 부동산 관련 부실 채권이 급증하면서 PF 부실 문제는 여전하다. 이러하듯 지표의 온도 차가 극명하여 시장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돌아보면 변곡점 인근에서는 시장 지표가 혼재해서 나타났다. 더욱이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5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된다. 경기뿐 아니라 인구 구조적으로도 중요한 시점이다. 변곡점을 지나고 나면 모든 공간이 동일하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시장뿐 아니라 공간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2024년 하반기 이후 주의해야 할 경기적 요인 2가지와 공간적 요인 2가지를 짚어보자.

<그림 1> 수도권 연간 주택 매매거래량과 매매가격 추이

(단위 :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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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 수도권 매매 주택 종합지수
자료 : 한국부동산원, KB국민은행

먼저, 경기는 가격과 거래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그림 1>은 수도권의 주택 매매 거래량과 매매가격 추이다. 실거래 신고 제도가 도입된 2006년 이래 선·후행의 차는 존재했지만 동반해서 상승하거나 하락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주택시장뿐 아니라 자산 시장에서 동시에 목격되는 현상이다. 많은 학술연구에서 이를 검증해 왔다. 그러나, 분석 기간과 지역에 따라 결과는 미세하게 달랐다. 가격이 먼저 오르고 거래량이 따라 증가하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선·후행 지표 간의 시차의 길이도 연구마다 차이는 있다. 그러나, 일정 시간 안에서 가격과 거래량이 함께 움직이는 현상은 다수의 연구 결과에서 검증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시장을 확인해 보자. 2014년부터 시작된 회복기에는 거래량의 증가세가 가격 상승세보다는 강하게 나타났다. 당시 전방위적인 금융 규제 완화 정책이 가격보다는 거래량에 먼저 영향을 미치고 가격이 후행하여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는 어떤가. 2024년 1~5월까지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다. 반면, 1~3월까지 현재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하였다. 2014년과 유사하게 가격보다는 거래량 증가세가 먼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 거래량 대비로는 여전히 30.9% 감소한 수준이다. 현시점에서는 가격과 거래량 모두 뚜렷한 회복세로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추가적인 거래량 회복세가 견조하게 나타난다면 저점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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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PF 부실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언제까지 미칠 것인가는 경기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PF 부실의 원인에 고물가, 고금리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이는 공급자 금융 조달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나아지기 어렵다는 의미이며 주택 공급 감소는 불가피하다. 전년 인허가와 착공은 각각 17.8%, 36.8% 감소했다. 공급 감소가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5월 말 발표된 통계청 시도별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시도별로 인구감소 규모와 고령화 수준의 차가 크다. 주택공급 감소에 따른 영향력의 크기도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단기적으로 급한 것은 PF 부실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저가 물건이 시장 회복의 속도를 늦춘다는 점이다. 금융 부실의 문제는 언제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과거를 돌아보면 금융 부실과 관련한 이벤트가 발생한 이후 시차를 두고 현실화되어 일정 기간 지속되는 현상이 목격된다. 금융위기는 2007년 말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발발하여 2008년까지 이벤트가 발생했다. 그러나, 국내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최고치는 3년 뒤인 2011년 11월이었고 9.91%에 달했다.

 

2010년 하반기부터 2014년 2월까지 3년 6개월여간 5~10%의 연체율 수준을 넘나들었다. 본격적으로 부동산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한 2015년 직전까지 5% 이상의 연체율이 지속되었다. 집단대출 연체율도 이벤트 발생과 시차를 두고 2013년 2월이 최고치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1.5%를 상회하는 수준이 유지되었다. 당시를 되짚어보면 이벤트 발발 이후 3~5년까지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우리 주택시장에 발목을 잡았다. 최근 정부 주도로 PF 부실 처리가 시작되었으나, 예상보다는 길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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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금융위기 당시 PF 연체율

(단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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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 2014년 3월 이후 연체율기준(원금 → 원금과 이자)변화
자료 : 각 월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셋째, 공간의 변화는 철도 중심의 교통 체계가 선도할 것이다. 지난 3월 30일 수서에서 동탄까지 GTX-A 노선이 부분 개통했다. 개통 이후 GTX 역으로의 접근성 부족, 예상 수요를 밑도는 이용객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삼성, 서울역과의 연계 등이 확충되면서 이러한 문제는 시차를 두고 차차 해결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본격적으로 철도를 중심으로 수도권의 공간구조가 개편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철도역 중심의 개발은 강화될 것이며 서울로의 빨대 현상도 심화할 것이다. 동탄은 최근의 주택 가격 급등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탄역 인근의 초역세권과 나머지 지역과의 가격차는 극명하다. 이는 동탄뿐 아니라 평택-지제역의 상황도 유사하다.

<그림3 > GTX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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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역과의 접근성에 따른 주택 가격 격차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철도역의 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앞으로개발은 철도역을 중심으로 복합 이용을 강화하는 형태 될 것이다. 반면, 상업지는 수도권의 소비가 서울로 더욱 집중되면서 주거지와 다른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e-커머스의 성장으로 리테일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서울로의 빨대 현상 강화는 외곽 상업지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반면, 서울 내부의 상업지는 광역화된 수요까지 흡수할 것이다. 결국 철도 중심의 교통 체계 개편은 주거지, 상업지, 서울 내부와 수도권 외곽지 모두를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바꿔놓을 것이다.

자료 : 국토교통부, 2024년 1월 25일자 보도자료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메가시티, 산업입지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분출되고 있는 광역 단위의 공간 구조 개편 논의다. 총선 전 서울 메가시티 논쟁은 수도권을 뜨겁게 달구었다. 출발점이었던 경기북도 논의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논의의 배경에는 수도권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지역 간 경제적 불균형 해소,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달라 생기는 비효율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이는 수도권만의 이야기는 아니며 넓게 보면 국토정책이라는 틀에서 전국이 함께 영향을 받는다.

2023년 3월 정부는 용인시에 300조 원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발표했다.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조치다. 그 배경에는 수도권 집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민간 수요가 있다. 수도권의 첨단산업 입지 허용은 국토정책의 방향성을 고민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제정하여 수도권을 규제하여 지방을 지원한다는 국토 균형 발전 정책의 방향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며,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은 수도권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커졌다. 이에 수도권에 대규모 첨단 입지가 허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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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이 적체되고 있는 지방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라는 고민더욱 깊어진다. 지난 정부에서 대규모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했지만 성과는 적었다. 지방의 인구구조를 고려하면 선택과 집중 말고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수도권의 메가시티 논쟁과는 결이 다르지만, 지방에서도 다시 메가시티 논의를 통해 활성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외에도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 종합부동산세 폐지, 경기 어려움에 따른 수요 진작 정책 요구 등도 2024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달굴 것이다. 그러나, 2025년부터 우리 사회는 본격적인 인구구조의 변화를 맞게 된다. 잦은 변동성을 동반하는 변곡점에서는 단기적 흐름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기 패턴과 트렌드 변화를 짚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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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온비드 웹진의 모든 내용은 전문가 인터뷰 및 칼럼을 기반으로 하며 이는 전문가의 개인적인 견해와 전망으로 온비드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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